거울신경세포와 범죄 – 타인의 고통을 모방하지 못하는 뇌
어떤 사람은 누군가가 다치는 모습을 보면 본능적으로 얼굴을 찌푸리고 함께 고통을 느낀다. 반면, 누군가는 같은 장면을 보고도 무표정하거나 오히려 무감각한 반응을 보인다. 이러한 차이에는 ‘거울신경세포(Mirror Neurons)’의 활성 여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세포는 단순한 신경세포가 아니라, 타인의 행동과 감정을 ‘모방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만약 이 기능이 약화되어 있다면,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신경 생리적 특성이 형사책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거울신경세포란?
거울신경세포는 타인이 하는 행동을 관찰할 때, 마치 내가 그 행동을 직접 하고 있는 것처럼 뇌가 활성화되는 현상을 일으키는 뉴런이다. 처음에는 운동 모방에 관여한다고 알려졌지만, 이후 감정 공감, 도덕 판단, 사회적 학습 등 광범위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주요 활성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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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전두회(inferior frontal gy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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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두정소엽(inferior parietal lobu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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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동피질(premotor cortex)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면, 타인의 고통에 자동적으로 감정적 반응이 생성되지만, 기능이 약하거나 결함이 있는 경우 공감 결핍이 발생할 수 있다.
거울신경세포 기능 저하와 범죄 행동의 연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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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부족 →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지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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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책감 결여 → 폭력, 사기 등 비도덕적 행동에도 불편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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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규범 학습 저하 → 반복적인 규범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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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감정에 둔감 → 피해자 중심 사고 결여
거울신경세포 기능 저하는 사이코패스, 반사회적 인격장애, 자폐 스펙트럼 장애 등에서 자주 발견되며, 이들은 범죄 시 도덕적 제동장치 없이 행동하는 경향이 강하다.
법은 이 신경학적 특성을 어떻게 판단하는가?
형법은 범죄 행위자가 자신의 행위를 인지하고,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책임을 판단한다. 따라서 거울신경세포 기능 저하가 다음 요건에 해당할 경우, 심신미약 사유로 형량 감경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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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적 진단: 자폐, 반사회적 인격장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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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감정 결과: 공감능력 결여, 도덕 판단 기능 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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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의 고의성 여부: 결과 예측 가능성과 계획성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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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반성 여부: 범죄 후 감정적 반응의 유무
단순히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이 감경되지는 않으며, 반드시 해당 신경 기능의 결함이 범죄 결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입증해야 한다.
실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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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사회적 인격장애 진단자의 상해 사건
전문 감정 결과, 거울신경세포 활성도가 일반인보다 현저히 낮았고, 공감 반응 결여 확인됨. 범행 당시 피해자의 고통에 무감각했으며, 죄책감 역시 느끼지 못함 → 심신미약 인정, 형 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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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스펙트럼 환자의 폭행 사건
타인의 표정을 인식하지 못하고 적절한 감정 반응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갈등 상황 발생. 감정 결과, 감정 인식 회로 및 거울신경세포 기능 저하 확인 → 보호처분 및 감각통합치료 병행.
뇌과학 기반 처벌과 치료의 균형
공감 능력 결여는 교정이 어렵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에는 사회적 행동 훈련(SST), 인지행동치료(CBT), 공감 촉진 훈련(EEG 피드백 기반) 등을 통해 부분적으로 개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도 존재한다.
따라서 형사처벌 시 공감 결여가 확인된 경우, 단순한 형벌 외에 치료 중심 교정 프로그램, 재범 방지 교육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는 사회적 안전망 확보에도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결론: 공감 능력이 결여된 뇌는 법 앞에서 어떻게 판단될 것인가?
거울신경세포는 우리가 타인에게 공감하고, 죄책감을 느끼며 도덕적 행동을 하도록 돕는 핵심 회로다. 이 기능에 문제가 있을 경우,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죄의식이 없을 수 있다. 그러나 법은 감정을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으며, 인지능력과 통제력이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책임을 묻는다.
앞으로는 거울신경세포 기능 저하와 같은 뇌 기반 공감 결함에 대한 감정과 치료적 접근이 형사정책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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