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성 장애(조울증)와 범죄 – 조증 상태에서의 범행, 법은 어떻게 판단할까?
양극성 장애(Bipolar Disorder)는 우울 상태와 조증 상태가 반복되는 기분 장애로, 흔히 ‘조울증’이라 불린다. 이 질환은 기분 변화뿐 아니라 판단력, 충동 조절, 현실 인식에도 영향을 준다. 특히 조증 상태에서는 과도한 자신감, 공격성, 충동성이 동반되며, 이로 인해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조울증 상태에서의 범행은 법적으로 어느 정도 책임이 인정될까?
양극성 장애의 뇌과학적 메커니즘
양극성 장애는 기분 조절 회로에 이상이 생긴 신경정신질환으로, 다음과 같은 뇌 기능 변화가 관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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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전두엽(prefrontal cortex): 충동 조절 기능 저하 → 과행동, 판단력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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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두엽과 해마: 감정 기억 처리 이상 → 정서 기복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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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세로토닌 불균형: 기분 고조 또는 급격한 낙하 유발
조증 상태에서는 뇌의 억제 회로가 약화되어 자기 과신, 공감 결여, 위험 무시, 과소비, 과도한 성적 행동, 공격성 증가 등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은 때때로 폭행, 사기, 절도, 방화 등과 같은 범죄로 연결될 수 있다.
형법은 조울증 범죄를 어떻게 판단하는가?
조울증 환자가 범행 당시 조증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법은 다음 요소를 기준으로 형사책임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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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당시 사물 변별 능력과 행위 통제 능력이 있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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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과 치료 이력의 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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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증 상태가 범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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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의 계획성 및 사후 정황 (도주, 은폐 등)
조증은 현실과의 접촉이 일부 유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심신미약이 인정될 수 있으나, 심신상실로 인한 면책은 드물다.
실제 판례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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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증 상태에서 타인을 폭행한 사건
피고인은 과도한 자신감과 피해망상 상태로 타인을 위협하고 폭행. 정신감정 결과, 당시 조증 삽화 상태로 통제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있었음 → 심신미약 인정, 형 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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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성 장애 진단자, 조증 상태에서 사기 행각 벌인 사례
현실 인식은 있었으나, 행동에 대한 충동 조절이 되지 않았음. 반복적 범행과 고의성이 함께 인정되어 심신미약 불인정, 일반 형량 선고.
이처럼 조울증의 존재 자체가 감경 사유가 되지는 않으며, 반드시 조증 상태와 범행 간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어야 한다.
치료적 형사정책의 필요성
양극성 장애는 약물치료와 인지치료를 통해 일정 부분 증상 조절이 가능하지만, 조기 진단과 지속적인 치료 유지가 핵심이다. 치료를 중단하거나 증상이 악화될 경우 충동적 범행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법적 처벌과 함께 치료 조건을 병행하는 정책이 효과적이다.
일부 판례에서는 집행유예 또는 보호관찰 조건으로 약물 복용, 정신과 치료 의무 부과를 명령하기도 한다. 이는 재범 방지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방식이다.
결론: 양극성 장애는 고려 대상이지만, 책임을 면제하진 않는다
양극성 장애는 뇌의 기능적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의학적 질환이며, 조증 상태는 때때로 법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법은 단순한 질환 유무보다는, 범행 당시의 인지능력과 통제력에 근거해 책임 여부를 판단한다.
따라서 조울증으로 인한 범죄라 하더라도, 객관적 증거와 감정 결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감경은 어렵다. 앞으로는 정신질환자의 형사책임을 보다 과학적이고 개별적으로 평가하고, 치료 중심의 처벌 정책을 확대하는 방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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