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의 범죄, 형사 책임은 어떻게 판단할까?

우리 사회는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고령자에 의한 범죄도 함께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치매와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을 앓는 고령자의 범죄에 대해, 과연 어떻게 형사 책임을 판단해야 하는지가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과연 기억과 인식 능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이뤄진 범죄는 어느 정도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치매란 무엇인가? – 뇌과학적 이해


치매(Dementia)는 단순한 기억력 저하를 넘어서는 복합적 뇌기능 장애다.

대표적인 치매 유형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알츠하이머형 치매: 뇌세포 파괴로 인한 기억력 및 사고 능력 저하

  • 혈관성 치매: 뇌졸중 등으로 인한 국소적 인지 장애

  • 루이소체 치매: 시각 환각, 운동 장애 등 동반


뇌과학적으로 보면 치매는 전두엽, 해마, 측두엽 등 인지 기능과 감정 조절에 중요한 영역의 기능 저하를 동반한다.

이는 결국 판단력 저하, 충동 통제 상실, 공감 능력 약화 등으로 이어져, 범죄 행동과도 연결될 수 있다.


형법상 책임능력의 기준


우리 형법은 형사 책임을 판단할 때, 다음 두 가지 능력을 기준으로 본다:

  1. 사물 변별 능력: 무엇이 옳고 그른지 인식할 수 있는가?

  2. 의사 결정 능력: 자신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가?


치매 환자의 경우, 뇌 기능 저하로 인해 이 두 가지 능력이 심각하게 손상된 상태일 수 있으며,

이 경우 법적으로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으로 판단될 수 있다.


실제 판례로 본 치매 환자의 형사 책임


✅ 심신상실 인정 – 형벌 면제

  • 80대 치매 환자가 가족을 공격한 사건에서, 당시 전문가 진단과 병력 기록을 바탕으로 ‘현실 인식 불가’ 상태로 판단되어 심신상실 인정 → 형사 책임 없음


⚖️ 심신미약 인정 – 형 감경

  • 경미한 치매 초기 증상 환자가 상점에서 도난 행위를 저지름

    범행 후 대응이 가능했고, 사후 행동에 일정한 계획성이 있어 심신미약으로 판단 → 형량 감경


❌ 책임능력 인정 – 형벌 적용

  • 치매 병력이 있으나, 약물로 증상이 조절된 상태에서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경우

    법원은 판단 능력이 유지되고 있었다고 보고, 책임능력 인정


법적 판단의 핵심: ‘범행 당시의 상태’


형사 책임은 단순히 ‘치매 진단’이 있다고 해서 면제되는 것이 아니다.

범죄가 발생한 당시, 피고인이 실제로 현실을 인식하고, 자기 행동을 통제할 수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법원은 다음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 정신과 전문의 소견

  • 치매 진행 단계 (MMSE 등 평가 척도)

  • 범행 전후의 행동 일관성

  • 가족 및 주변인의 진술

  • 약물 복용 및 효과 여부


윤리적·사회적 쟁점: 처벌인가, 보호인가?


치매 환자의 범죄를 둘러싼 형사 책임 판단은 단순한 법리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으로 다음과 같은 딜레마가 존재한다:

  • 고령 피해자 증가 → 강한 처벌 요구

  • 고령 가해자 → 실제로 형벌 수행이 어려움, 치매는 교정 효과 없음

  • 사회 보호 vs 인권 보장 사이의 충돌


따라서 일률적인 형사 처벌보다는,

보호시설 격리, 치료 명령, 후견인 제도 활성화 등 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결론: 치매 범죄, 법과 과학이 함께 판단해야 한다


치매 환자의 범죄는 급증하고 있고, 이들을 어떻게 처우할지는 우리 사회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뇌과학은 우리에게 인지 기능의 손상 정도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며,

법은 이를 토대로 책임과 보호의 경계를 정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형벌의 목적이 단순한 응징이 아니라면,

치매 범죄에 대한 접근도 처벌 중심에서 이해와 제도 개선 중심으로 옮겨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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